달달한 직장 로맨스를 기대하고 틀었다가, 어느 순간 여주인공의 성장 이야기에 더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적 있으신가요?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교양사아는 조금맥과 송위룡 주연의 현대 로맨스 드라마로, 단순한 설렘 이상의 감정을 꺼내주는 작품입니다. 캠퍼스에서 직장까지 이어지는 여주인공의 여정이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달달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성장 이야기였다
교양사아를 처음 선택한 건 솔직히 말씀드리면 배우 때문이었습니다. 조금맥이 밝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잘 살리는 배우라는 걸 이전 작품에서 이미 확인했던 터라, 현대 로맨스에서는 또 어떤 결을 보여줄지 기대가 컸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기 시작하니 예상과는 방향이 조금 달랐습니다.
여주인공 녜시광은 4학년 졸업반 취준생으로 등장합니다. 오랜 짝사랑을 정리하지 못한 채 취업 전선에 나선 그녀의 모습은, 스펙보다 마음의 방향이 더 뒤엉켜 있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취업 박람회에서 인파에 휩쓸리다 이력서를 다 내지 못하는 장면이라든지, 논문 심사에서 교수님께 면박을 당하고도 남이 건네준 자료 대신 자기 힘으로 한 달을 버텨내는 장면이라든지, 이런 디테일이 캐릭터 아크, 즉 인물이 이야기 안에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궤적을 꽤 촘촘하게 채워주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크게 든 생각은 "사랑도 결국 타이밍과 마음의 방향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과거의 짝사랑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녜시광의 모습이 답답하면서도 꽤 현실적으로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이 드라마는 단순히 누가 더 설레게 하느냐를 다루는 게 아니라, 누가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주는가를 보여주는 작품에 가깝다고 저는 판단했습니다.
조금맥과 송위룡, 두 배우가 만든 온도 차
로맨스 드라마에서 두 주연 배우의 케미스트리, 즉 배우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감정적 호흡은 작품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교양사아는 이 부분에서 일단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조금맥이 연기하는 녜시광은 밝고 활기차지만 속으로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안고 있는 인물입니다. 조금맥 특유의 자연스러운 표정 연기가 이 복잡한 내면을 무겁지 않게 표현해 줍니다. 반면 송위룡이 연기하는 린위썬은 뇌하수체 종양 제거 수술 이후 의사의 길을 접고 투자개발부 부장으로 전직한 인물로, 과거의 상처를 품은 채 조용하고 냉철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남자입니다. 이 두 인물의 온도 차가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유형의 남주, 즉 과하게 흔들기보다 조용히 옆을 지켜주는 캐릭터는 처음에는 매력이 잘 안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녜시광이 직장에서 부당한 상황에 몰렸을 때 린위썬이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그녀를 구해주되 그녀를 작게 만들지 않았습니다. 한없이 믿어주고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태도를 꾸준히 보여주는 것, 그게 린위썬이라는 캐릭터의 핵심이라고 느꼈습니다.
이 드라마는 아이치이(iQIYI)를 통해 방영되고 있으며, 방영 전부터 2024 텐센트 성광대상 기대 작품상을 수상할 정도로 업계 내에서 수작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현재는 웨이브와 티빙에서도 시청이 가능합니다. 원작은 현대 로맨스의 여왕이라 불리는 고만 작가의 동명 소설로, 미미일소흔경성, 니시아적영요 등 현대극 로맨스 명작을 여럿 집필한 작가입니다.
직장 로맨스의 현실감, 어디서 오는가
교양사아가 다른 현대 로맨스 드라마와 구별되는 지점 중 하나는 직장 내 갈등을 꽤 현실적으로 묘사한다는 점입니다. 녜시광이 성위안 재무부에 입사하자마자 맞닥뜨리는 송금 사고 에피소드가 대표적입니다. 구매부의 요청으로 처리된 송금에 문제가 생기자 도장을 찍은 신입 사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구조, 끝발 좋은 부서가 약한 부서를 압박하는 사내 역학 관계. 이런 장면들이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공감할 수 있는 불쾌하고 억울한 감각을 건드립니다.
내러티브 구조, 즉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보면 교양사아는 로맨스 라인과 직장 라인을 병렬로 전개하면서 두 인물이 연인이 되기 전에 먼저 같은 공간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촘촘하게 쌓습니다. 밤에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드라마를 다운로드받으려다 린위썬과 마주치는 장면이나, 문서 보관실에서 혼자 콧노래를 흥얼거리다 들키는 장면처럼, 두 사람의 관계가 로맨틱한 상황보다 일상적이고 약간 어색한 접점들에서 시작되는 게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보통 이 장르의 드라마는 남녀 주인공이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운명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경우가 많은데, 교양사해는 그런 연출보다 소소한 일상의 장면들을 더 공들여 담아냅니다. 《하화》를 연출한 감독이 이번 작품도 맡았다는 점에서 화면의 질감과 분위기 연출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 장면 하나하나의 색감과 구도가 꽤 섬세하게 신경 쓰였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교양사아를 보기 전에 이 드라마에 대해 미리 파악해두면 좋을 포인트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원작이 고만 작가의 소설로, 팬덤이 형성된 인기 IP(지식재산권) 기반의 작품입니다. 원작 팬이라면 원작과의 차이를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 전반부는 캠퍼스와 짝사랑 정리 과정, 후반부는 직장에서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구조로 전개됩니다. 초반이 느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남주인공 린위썬의 과거(교통사고, 의사 포기)가 배경으로 깔려 있어 단순한 능력자 남주가 아닌, 상처가 있는 인물로 읽힙니다.
- 중국 현대극 특유의 고질적인 갈등 요소(오해, 제3자 개입 등)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잔잔한 전개를 선호하는 분께 더 잘 맞을 수 있습니다.
이 드라마가 맞는 사람, 맞지 않는 사람
교양사아가 모든 로맨스 드라마 시청자에게 맞는 작품은 아닙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솔직한 판단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페이스(Pace), 즉 이야기가 진행되는 속도 면에서 교양사해는 분명히 느린 편입니다. 자극적인 사건보다 인물의 감정 변화를 차분하게 쌓아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빠른 로맨스 진전이나 강렬한 갈등을 원하는 분에게는 초반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녜시광이 과거 짝사랑에 대한 미련을 반복적으로 끌고 가는 구간도 답답하게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반면 편안하고 따뜻한 현대 로맨스를 좋아하시는 분, 또는 여주인공의 성장 서사에 감정 이입이 잘 되는 분이라면 꽤 잘 맞을 작품입니다. 캐릭터 간의 플라토닉한 신뢰 관계, 즉 연인이 되기 전에 먼저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충분히 묘사되는 드라마를 좋아하신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를 보면서 "좋은 관계는 설레는 감정보다 안정감에서 나온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이 드라마가 제게 남긴 가장 큰 인상이었습니다.
중국 현대 로맨스 드라마의 트렌드와 시청자 반응에 대해서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에서도 관련 콘텐츠 동향 자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교양사아는 '왜 이 사람이어야 하는가'를 천천히 설득하는 드라마입니다. 빠른 설렘보다 천천히 쌓이는 신뢰를 좋아하신다면, 조금맥과 송위룡이 만들어가는 햇살과 얼음의 로맨스는 충분히 볼 가치가 있습니다. 현재 아이치이(iQIYI)와 웨이브, 티빙을 통해 시청 가능하니, 한 화만 먼저 틀어보시는 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