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중국드라마 '니비성광미려' (담송운, 허개, 오피스로맨스)

by gromit_in 2026. 5. 15.

중국 드라마를 고를 때 가장 막막한 순간이 있습니다. 회차 수는 40부작인데 정작 검색해봐도 "달달하다"는 말 외에 실질적인 정보가 없을 때입니다. 저도 그런 상태로 니비성광미려를 시작했습니다. 담송운과 허개가 함께 나온다는 것 하나만 믿고 틀었는데, 예상했던 것과는 꽤 다른 드라마였습니다.

 

 

 

담송운과 허개, 이 조합이 궁금했던 이유

담송운이라는 배우를 처음 본 건 호리적하천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때 인상이 강렬했습니다. 말수가 적고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를 꽤 자연스럽게 소화했거든요. 그 뒤로 본량과 와일드 로즈에서 완전히 다른 분위기, 여리고 순한 소녀 역할을 하는 걸 보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이 배우가 현대극 여주로 나오면 어떤 결이 나올지 계속 궁금했습니다.

허개는 니미소시흔미에서 처음 제대로 봤습니다. 여주를 설레게 만드는 장면들을 꽤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배우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두 배우가 동시에 나온다고 했을 때 케미스트리, 즉 두 배우 사이에서 발생하는 감정적 호흡과 화면 속 궁합이 어떻게 나올지가 가장 궁금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둘의 케미스트리는 기대를 충분히 채워줬습니다. 다만 드라마 자체가 로맨스보다 다른 걸 더 앞에 놓고 있어서, 처음 몇 화는 그 부분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창업 서사가 생각보다 묵직했습니다

니비성광미려의 여주 지싱은 로봇 엔지니어입니다. 처음에는 안정적인 기술직 직장인으로 등장하지만, 회사 내 부당한 상황에 부딪히면서 결국 스스로 창업을 선택합니다. 의료기술 분야의 스타트업, 즉 초기 단계에서 기술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을 목표로 하는 신생 기업을 직접 일으키는 과정이 드라마의 실질적인 뼈대입니다.

저는 이 설정이 생각보다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처음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이 겪는 것들, 예를 들면 투자자 유치 실패, 아는 사람에게 사기를 당할 뻔한 상황, 팀 구성의 어려움 같은 것들이 드라마 안에 꽤 구체적으로 담겨 있었습니다. 투자자란 사업에 자금을 제공하고 그 기업의 성장에 따라 수익을 기대하는 사람 또는 기관을 뜻합니다. 지싱이 이 과정에서 크게 흔들리지 않고 버티는 장면들이 개인적으로는 로맨스 장면보다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드라마가 다루는 의료기술 창업이 단순한 배경 설정이 아니라는 점에서, 실제 산업 흐름과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솔직히 말하면, 스타트업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끝까지 파고든다기보다는 로맨스 전개에 맞춰 조금씩 정리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창업 과정의 복잡함을 더 오래 보고 싶었거든요.

 

한팅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볼 것인가

허개가 연기한 한팅은 대학 동창이자 투자자입니다. 지싱 입장에서는 반가운 재회 상대이기도 하고, 사업의 생사를 쥔 투자자이기도 합니다. 이 두 역할이 겹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처음부터 단순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 캐릭터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한팅이 조력자처럼 보이면서도 냉정한 판단을 유지하는 투자자의 태도를 잃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조력자란 상대방의 목표 달성을 옆에서 돕는 역할을 뜻합니다. 허개는 이 두 면을 크게 힘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오갔습니다. 특히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장면에서 눈빛으로만 처리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이 지점에서 저는 조금 복잡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싱의 성장 서사를 이야기할 때 한팅의 자본과 네트워크가 상당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지싱이 독립적으로 성장하는 여성 캐릭터로 보이려면 한팅의 역할이 조금 더 뒤로 물러났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이건 드라마를 부정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여주 캐릭터를 좋아하게 됐기 때문에 더 욕심이 생긴 것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로맨스 전개 자체는 충분히 설레었습니다. 처음부터 달달하게 시작하기보다는 오해와 어색함, 감정의 눈치 게임 같은 단계를 거쳐서 관계가 쌓이는 방식이라,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40부작을 정주행하기 전에 알면 좋은 것들

니비성광미려는 40부작입니다. 제가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는데, 중반부까지는 로맨스보다 창업과 직장 갈등에 집중된 장면이 많습니다. 이걸 미리 알고 시작했으면 초반에 덜 헷갈렸을 것 같습니다. 달달한 로맨스만 기대하고 들어가면 초반 몇 회가 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정주행을 결정하기 전 참고할 만한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담송운과 허개의 케미스트리는 중반부 이후 본격적으로 살아납니다. 초반 7~8화는 관계 설정 위주라 로맨스 전개가 느린 편입니다.
  2. 여주 지싱의 창업 서사가 드라마의 핵심 축이므로, 오피스 드라마나 직업물에 거부감이 없는 분이라면 훨씬 즐겁게 볼 수 있습니다.
  3. 허개의 비주얼은 이 작품에서 확실히 컨디션이 좋습니다. 여기저기서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는 말이 나오는데, 실제로 보면 그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습니다.
  4. 키스 장면이나 로맨스 밀도가 높은 편이라 그쪽을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후반부가 특히 만족스러울 것입니다.

중국 드라마의 로맨스 장르, 특히 도시 로맨스물에서는 비성(非星, 주인공이 평범한 배경 출신임을 뜻하는 표현)과 광미녀(光美女, 빛나는 여성이라는 뜻)라는 단어 조합이 캐릭터의 서사 방향을 암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목 자체가 이미 지싱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를 함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화권 콘텐츠의 인기가 국내에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흐름과 맥락이 닿아 있습니다.

40부작이라는 분량이 선뜻 손이 안 갈 수도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일과 감정이 뒤섞이는 관계, 창업 과정의 긴장감, 두 배우가 만들어내는 화면을 보다 보면 어느 순간 회차 수가 신경 쓰이지 않게 됩니다. 직장인에서 창업가로 성장하는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성숙한 도시 로맨스를 찾고 있다면, 니비성광미려는 충분히 시간을 들일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9vRHxwSQ6lo


소개 및 문의 개인정보처리방침 면책조항

© 2026 gromit_in